머리말.
성악발성법에 대한 이론적인 언급은 벌써 500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그 때는 아직 오페라도 탄생하기 전이었고 발성의 중흥기도 맞이하기 전이었으나 발성에 대한 이론적 관심과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은 그때도 존재하였다.
그 후 오페라의 탄생과 거세가수인 카스트라토의 등장과 더불어 위대한 작곡가들에 의하여 만들어진 작품들에 의하여 18세기 초에 첫 번째 벨칸토 발성의 황금기를 맞이하고, 위대한 성악가들인 Guadangni, Pacchierotti, Luigi Marchesi와 Crescentini, Todi 등이 활약했던 시대인 1770~1790년을 또 한번의 벨칸토 발성의 황금기, Victor Maurel, Francesco Tamagno. Jean De Reskze, 여성성악가로 Lillian Nordica, Nellie Melba 등이 활약했던 1880년에서 제1차 세계대전까지를 마지막 벨칸토 발성의 황금기라고 한다.
이렇게 꽃 피웠던 벨칸토 발성의 황금기는 발성을 이해하는 위대한 작곡가와 발성법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성악가와 성악교사들에 의하여 도제교육을 통하여 전승되고 발전을 거듭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도제교육을 통한 발성법의 전수는 훌륭한 성악교사들이 존재하여야 가능한 것으로, 올바른 발성이론과 발성방법을 알고 있는 성악교사들이 있어야만 도제교육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
성악교사들 중 발성이론을 말할 때 꼭 등장하는 사람은 Manuel GarciaⅡ인데, 그는 파리 국립음악원의 성악교사로서 살아있는 사람의 성대를 최초로 관찰하여, 발성을 추상적인 관점에서 과학적인 관점으로 시각을 옮겨가게 한 주역이다. 80여 년간 발성이론에 대한 열정으로 발성이론을 정리하여 발표하였는데, 그때 그가 발표한 논문들은 음성학자들로부터 많은 공격을 받기도 하였으나 지금의 의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아주 당연한 것들이었다. 또한 그가 지적한 발성의 문제점과 발성의 오류는 200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대로 답습되고 있다. 그가 발표한 논문에서 지적한 발성의 문제점들이 실제로 음성검사를 받으러 오는 성악가들에서 그대로 볼 수 있다.
결국은 도제교육을 통한 발성법의 전수하는 좋고 올바른 발성법만이 전수되는 것이 아니라 문제점과 발성의 오류도 같이 전수되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 된 발성을 아는 성악교사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렇지 못한 성악교사들도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는 성악도 들에게 그대로 전수되고 있는 것이다.
성악발성법은 발성이론 만으로는 완성되지 못하며 훈련을 통하여 발성기관이 발전되고 발성능력이 향상된다. 그러나 현대 과학의 발전은 발성훈련방법을 분석하여, 보다 효과적이고 오류를 줄이는 방법을 연구하여 왔으며 많은 발성자료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실제로 성악교사나 성악가들과는 교류하지 못하고 따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저자가 발성이론에 대한 관심을 갖고 공부를 시작한 것은 이탈리아 유학시절로, 1986년 "음성학과 성악의 만남"이란 워크숍에서이다. 이 워크숍은 발성에 대한 생각을 새로운 방향으로 바꿀 수 있게 해 준 계기가 되었다.
귀국 후 성악과 강사로서 12년 동안의 교육경험, 의과대학 연구원과 교수로서 12년간의 실험과 연구를 통하여 발성의 원리와 발성이론을 발전시켜 나갔고, 이비인후과 발성치료사로서 9년간의 실제 임상경험은 음성장애와 발성장애의 의학적 지식을 넓혀 갈 수 있었다. 그리고 30여편의 발성에 관한 논문과 50여 회의 국내외학회발표, 대한 성악과 및 프로합창단의 발성특강, 목소리에 관한 방송출연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발성이론을 집대성한 발성책 인 "호흡과 발성"을 저술하였다.
이번 책에서는 이론보다는 실제로, 효과적으로 발성훈련을 할 수 있는 발성훈련법과 발성치료에 쓰이는 발성 교정방법을 설명하였다. 이 책에 소개된 훈련방법들은 실제로 실험과 임상에서 효과가 검증된 발성교정방법으로 발성의 문제점들을 교정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보인 방법들이다.
요즈음 우리나라의 음악적 수준이 많이 향상되어, 발성적으로 뛰어난 성악가들이 배출되었으나 아주 단순하고 간단한 발성문제, 혹은 발성에 대한 오해로 인하여 오랜 기간 훈련하여 쌓아온 발성능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리고 실용음악의 급격한 관심으로 많은 사람이 가수가 되거나 대학 실용음악과를 가기 위하여 발성을 배우는데 이들을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발성코치가 부족하여 많은 사람이 음성질환에 노출되고 있다. 실제로 이비인후과를 방문하는 환자들 중 실용음악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이 늘고 있다.
이들에게도 이 책은 유용한 발성자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또한 이 책을 통하여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음성치료나 발성치료분야에도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더 나아가 음성의학과 음성학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공부하면 이 분야는 아마도 블루오션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출판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윤학원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2011년 7월 남도현